2022. 11. 9. 20:20
그것이 내게로 와 휘몰아쳤다
언제부턴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그것에 이끌려 그것을 쫓아가봤고,
그것은 그곳에 있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 너머에 잠깐 보였을 뿐이었다.
온통 널렸지만 보이지 않는 것만이 이곳에 가득해 보였다.
그것은 점차 나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가득 가득 더많이 더많이
내가 눈치채지도 못할 무렵
그것은 나에게 다가왔다.
조금씩 조금씩 파도처럼
아니 어쩌면 내가 그것에게 다가가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다가가는 동안 나는 그것이 내게 다가오고 있는 거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만은 분명했다.
그것과 나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점점 하나가 되고 있었다
점점
이쯤에서 선을 두고 보자.
왼쪽은 그것 오른쪽은 나.
나는 이곳을 빠져나갈 것이다.
천천히 조심히
그게 가능할리 없잖아,
나는 이미 그것에 잠식되어 버린거야.
그래 파도가 지나간 뒤 모래사장이 물에 덮이는 것 처럼.
나는 언젠가 이곳에서 벗어나
이것과 멀어질 수 있을까.
그것은 여전히 내 귀를 멤돈다.
그것은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그것은 여전히 (내 안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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