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써보는 게 처음이라 되게 부끄럽고 쑥스럽고 정돈되지 않고 그런데 암튼,,,
부족한 저의 블로그 늘 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시작.
먼저 이 노트는 김승민 작가와 함께 작업했지만 내 멋대로 적어나가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작업과 고민과 연습을 해내준 짝꿍작가+손연기 무용가 성현이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WeSA에서 원우리 쌤에게 수업을 들으며 피드백 딜레이에 관한 질문이 생겼다.
승민(이하 짝꿍작가 -> 짝작): 이거를 컨트롤할 수는 없을까요?
원우리 쌤 : 어,.. 리미터를 달고 이러쿵저러쿵(휘리릭 마법같이 만들어지는 maxMSP패치들)
짜잔!
원우리썜 : 어? 생각보다 안전한데요? 삐 - 소리가 생각보다 조정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정말 마법같이 잘 작동하는 삐- 패치, 사실 리미터를 벗어나는 범위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피드백 루프가 발생해 엄청난 소음이 발생할 수도 있는 환경, 사운드 패치였다.)
그리고 짝작은 무언가 생각한 것이 있다며 참사, 그리고 잊힌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짝짝 : 뭔가 참사, 사고, 잊혀진 것들 그러나 그들(또는 그것)이 사실은 고통받지 않는 곳에서, 뭔가 밝지만 어두운? 그런 곳에 존재했으면 좋겠어.
아콘리버(나임) : 참사나 잊혀진 것들에 대한 것들에 대해 표현을 어떻게 할까...............
그래서 우리는 김호남 작가님에게 여쭤봤다,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면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요?'
쿠궁 충격 시작
그렇게 매체론과 동시대성을 강조받았던 나조차 이야기에 아직도 얽매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큰 충격을 먹었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예대에서 무엇을 배운 것인가....
그래서 원우리쌤하고도 같이 피자 먹으며 회의하고,,,, 이것저것 이야기 하며 나온 아이디어가
피드백 루프된 사운드 = 그림자
라는 공식이었다.
또한 우리가 원초 표현하고 싶었던 공간이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은 공간 그 사이 어딘가였으니 빛과 그림자를 둘 다 보여준다면 그 조건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전시로 기획되었었다.
그림자를 프로그램을 개발해보니 다행히 머리 추적 시스템이 잘 작동했고, 그렇게 된다면 탑뷰에서 바라보는 카메라가 공간음향으로 그림자의 위치에 피드백 딜레이 된 소리를 나타나게 할 수 있었다.
짝작이가 가꾸어준 피드백 루프 소리도 너무 아름다웠다.
청자는 사운드를 내면 그림자로서 자신의 소리를 공간음향을 통해 그림자의 위치로 다시 경험하게 하려는 계략(?)이었다.

그리고 그래놀러 신디 합성이라고 와글와글 하는 소리 합성이 있는데 엠비언트로 넣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가 WeSA에 기획안을 제출하니 최대한 맞춰서 해보겠지만 최악의 경우 공연 형식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쿠구궁
위사에서 이것저것 테스트 해보니 더더욱 불가능한 기획이 되고 말았다.(아쉽다. 언젠간 꼭 해야지)
그래서 카메라를 대충 세워두고 손으로 장난치다가.....
손의 그림자로도 피드백 노이즈를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은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직관적인 매개체다. 손은 무언가를 가리키기도 하며 거절하기도 하고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그런 손이 빛과 그림자 그 사이에서 피드백 루프를 조정하면 어떻게 될까, 가 우리의 첫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바로 바뀐 기획으로 약간의 코딩과 이모저모를 통해 약간의 비주얼을 구현한 상태로 성현이(같은 예대 친구, 무용 연기 잘함)을 섭외했다. 성현이도 정말 많이 계속 고민해 주며 손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가며 극의 서사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성현 : 형 손이 완전히 그림자를 덮어버리면(손을 내려버리면) 그림자를 아예 인식을 못하는데? 손이 계속 그림자를 떨치려고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결국 손은 그림자를 안아줘야만 그림자를 덮어버릴 수 있었어, (손을 바닥에 내려놓으니 실제로 그림자가 프로그램에서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의 기획은 변경되게 되었다.

결국 바뀐 기획에 승민이가 미친듯한 작업속도로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왔고(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떻게 한 거니 짝작아)
그렇게 우리의 공연은,,,, 시사되고 말았다.
멘토님들의 평가가 이어졌는데 사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듣진 못했지만(...죄송합니다)
대체로 '사운드의 내러티브'에 관한 질문과 조금 지루하다는 평가였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예대 믹싱룸을 빌려서 ㅋㅋㅋㅋ
연습에 연습을 통해 8분이라는 공연시간과 사운드 내러티브를 다듬을 수 있게 되었다.
아래 영상은 다듬기 전인데 다듬은 버전은 공연 후 추후 유튜브에 제대로 업로드될 예정!이다.
신버전을 보고 싶다면 공연에 오시거나 유튜브 아카이브로 관람하시라, 다만 공간음향의 특성상 아카이브엔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작품에 대해 정리해 보면 이렇다.
카메라가 포착한 무용수의 손 그림자가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투사되며, 관객은 제3자의 시점에서 무용수를 마주한다.
카메라의 화면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길어지고 왜곡되는 그림자의 움직임에 따라 피드백 딜레이 기반의 노이즈 사운드가 생성되고 증폭된다.
그림자의 위치와 각도 변화는 Python과 OSC를 통해 MaxMSP로 전송되어 스테레오 공간에서 움직이는 사운드로 변환되며,
이는 메아리처럼 반복되며 공간에 잔향으로 남는다.
라고 그럴듯하게 말을 지피티니와 (사실클로드임) 쓰긴 했지만 다 필요 없고 너무 재밌는 작업이었고 관객분들도 재밌게 즐겨주신다면 베스트이고 향유까지 해주신다면 행복할 것 같은 작업이다.
작품이라는 건 한숨과도 같아서 후우 - 하고 나면 사라지고 마는 것 같다. 그 냄새가 향기로운지 아닌지는 작가가 양치를 했는지 안 했는지가 중요하겠지. 그 양치가 수련인지 공부인지 아니면 계속 그냥 이 후- 하는 행위를 계속하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발자국 나아 서서 한 보 걸어본 느낌이다. 내가 사랑했던 작가들은 이런 후- 를 했겠구나 하고 은연히 유추할 뿐이다. 그것 자체가 잊혀진 기억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잊혀진 기억 속에나마 내가 그리고 내 작품이 남는다면 그래도 좋다는 생각이다. 중요한 건 내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거 같다.
후우우우- 불어볼게요,
하나,
둘
셋
후우우우우-
2025/7/15/화/티켓예매링크/15,000원
네이버 예약 :: WeSA Academy Showcase
[공연개요] - 일시 : 2025년 7월 15일(화) 7PM - 장소: THILA Ground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9길 2) - 러닝타임 : 약 110분 - 도어 및 바 오픈 : 6PM [공연순서] 19:00~19:10 Jeewon Yang 19:20~19:35 Hyunkook kim 19:50~20:05 Chaemin
booking.naver.com
ps. 적고나고 생각해보니 피드백루프와 그림자에 대한 고찰은 하나도 안했네 그치만 뭔느낌인지 알죠? 알거라 믿어요. 제 블로그를 봐주시는 분들은 다 똑똑지니어스니까.
'글이나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킨스라빈스-bekinsrabins (0) | 2025.04.08 |
---|---|
In Pado (0) | 2024.10.17 |
물의 파동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아름답다 (0) | 2024.08.06 |
다구라입니다이런일은전세계어디에도없었을걸요 (0) | 2024.07.16 |
제목을 입력할까요? (0) | 2024.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