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빛망울이 누군가의 눈물처럼 보인 적이 있는가, 흐린 눈으로 바라보는 주황색 불빛들 사이로 반짝이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마치 흐르는 눈물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도시의 눈동자 사이에서 나는 너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너의 첫마디는 부정형도, 긍정형도 아닌 의문형이었다. 기억도 못할 만큼 단순한 의문형이었지만 나는 사실 그 문장과 언어와 그날의 습도를 정확히 기억한다. 적당히 추운 겨울, 적당히 나는 입김 그리고 적당히 텁텁한 내 입안의 온도까지.
나는 사실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만나 다시 너가 죽는 과정 자체는 이미 겪어본 일이었기에,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만나러 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너를 살리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몇번이고 그날 그 계절 겨울로 돌아가 너를 살리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너에게 도달할 수는 있었고 나는 몇번이고 너를 만나러 그해 그 겨울로 돌아가는거다.

“어... 안녕..하세요.”

몇번이고 반복한 대화지만 나는 그럼에도 이 시작점이 두렵다. 그렇지만 나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다. 보고싶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와 너를 마주보고 싶기 때문에 나는 이 행위를 반복하는거다. 내 안에 있었던 모든 계절 중 오직 겨울만이 나에게 남아 너와 맞닿아 있다. 그 계절만이 너와 나 사이를 위태롭게 잇고 있다.

“저랑 가요.”

이번에도 너의 손을 잡고 거리를 누빈다. 시끄럽게 빵빵거리는 빛망울 사이로 왕복 8차선 다리를 건넌다. 이래도 죽지 않는다. 너는 죽을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가는 트럭과 부러질 것 같은 너의 손목을 교차해 지나가며 결국 벌벌 떠는 너를 안고는 나는 그냥 너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눈동자는 적당히 떨리면서 나를 정확히 응시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 눈동자 너머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빛무리를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너는 날 보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걸까. 그래도 너는 날 보고 있었다고 믿고 싶다. 이미 사라져버렸다 해도. 사실 나도 너의 눈동자 속 또한 내가 바라본 도로와 닮아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푸흡... 푸하하”

“..하..하..”

“푸하하!”

“하하하하!”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겨울 적당한 설렘과 적당한 기쁨 적당한 마음과 적당한 너의 미소

너와의 시간은 끝나간다. 이렇게 이번 회차는 또 마무리 되는거다. 너를 살리기에는 이 시간은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그냥 나는 이대로 너와의 설렘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는거다. 벌써 보고싶다. 내 눈앞에 있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되는거다.

너는 봄에 죽으니까. 그치만 나는 너랑 만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밖에 없어서.






다시 돌아왔다. 너와 걸었던 왕복 8차선 도로.


도시의 빛망울이 누군가의 눈물처럼 보인 적이 있는가, 흐린 눈으로 바라보는 주황색 불빛들 사이로 반짝이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마치 흐르는 눈물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도시의 눈동자 사이에서 나는 너를 만났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다시 도로 위로 걷는다. 차들은 나를 위태롭게 스쳐 지나간다. 시끄럽게 빵빵거리는 차들, 그러니까 나는 흐르는 눈물 사이를 걷는다. 도시의 눈동자 사이에서 나는 너를 다시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