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끄러마 널 바라보다가 가끔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그러다 웃기도 하고 익숙해져 갈때 쯔음 서로를 편하게 인지하게 되고 놀리고 장난치다가 행복을 느끼고 그렇게 죽어가고 싶었는데
또 나만 이곳에서 허우적댄다
빠져나가지 못해 미처 챙기지 못한 우산에 어깨가 눅눅해져간다
길에서 빵빵거리던 차들도
나를 스치며 지나가던 바쁜 배달 오토바이들도
시계를 쳐다보며 달려가는 양복입은 아저씨도
하늘을 날아가며 구름을 만들어내는 커다란 비행기도
다
나를 지나쳐버리고 지나가는 듯 하다
나만 이곳에 남아서 소용돌이 치는 이 먹구름에 앉아
우산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할 뿐인 거다
또 나만 이곳에서 허우적댄다
빠져나가지 못해 미처 챙기지 못한 우산에 어깨가 눅눅해져간다
많은 우주들 사이에서 너를 만나기 위해 수십번을 되돌아
겨우 너에게로 도달하는데 성공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 우주도 결국은 너를 만나지 못하는 우주 중 하나였던 거다
완벽한 시간, 완벽한 타이밍, 완벽한 날짜, 완벽한 글짜 하나 하나 조합해
너에게로 보내봤자 결국은 그게 소용이 없는 일인 걸 깨달았을 땐
난 이미 너를 좋아하고 있고 결국은 다시 너를 만나기 위한
우주 여행을 번복해버리고 마는 거다
나만 이곳에 남아서 소용돌이 치는 이 먹구름에 앉아
우산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할 뿐인 거다
다
나를 지나쳐버리고 지나가는 듯 하다
물끄러마 널 바라보다가 가끔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그러다 웃기도 하고 익숙해져 갈때 쯔음 서로를 편하게 인지하게 되고 놀리고 장난치다가 행복을 느끼고 그렇게 죽어가고 싶었는데
나는
이런 사랑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글이나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도 될 가치가 있을 거야. 분명히. (0) | 2023.03.18 |
---|---|
현상금과 오래된 차와 아저씨 (0) | 2023.03.01 |
이토록 평범한 현재, 그리고 미래 (0) | 2023.01.31 |
우주의 법칙 (0) | 2023.01.29 |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0) | 202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