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 가끔은 말이지, 앞이 보이지 않아서 그 앞을 무한히 쳐다보다가, 그 속에서 빛을 발견해서 그 빛을 끊임없이 추적하다가. 그러다가는 그 빛이 점점 커져서 결국은 온 세상 하얀 것이 나의 앞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고, 그 빛이 나 앞을 넘어 뒤 위 왼쪽 그리고 오른쪽까지 모두 채워버리는 때가 있는 것만 같아. 어둠을 바라보다가 빛을 발견하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아.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어쩌면 칠흑같이 어두운 단색의 배경에서 조그마한 빛을 발견하고 그 빛을 크게 만들어 나의 세상을 밝게 만드는 행위일지도 몰라. 그 우주를, 유영하는 거지. 우주에서는 무언가가 운동하기 시작하면 그 운동은 등속 직선 운동이 된다고 해. 너와 나의 사랑도 그런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누구 하나 빠르거나, 느려지지 않고. 같은 속도로 무한히 유영하는 등속 직선 운동 같은 사랑이 하고 싶다. 너로부터 그런 안정감을 얻고 싶다. 편안함 사이에서 꾸준히 설렘을 느끼고 같이 성장해 나아가고 싶다. 그러다가 누군가 하나 멀리 떨어져 버리더라도, 결국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만나더라도 같은 위치에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후우, 형형색색의 공을 상상해 봐. 그리고 그 공을 수천만 개 놓았다고 상상해 봐. 그 공을 무수히 잡고, 우주로 던져버렸다면. 그 공이 무수히 많은 갈래로 뻗어 나아가 부딪히고 부딪혀 결국은 각자의 방향으로 등속 직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면, 그런 우주에서 나라는 공과 어울리는 색의 공이 우연히 나와 같은 방향으로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는 행운이 정말 있는 거라면, 난 그게 너라고 생각해. 이 우주라는 양자로 이루어진 입자, 그 수천만 개를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확률 속에서 난 감사하게도 너라는 공을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등속직선 운동을 하다가 다시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나고 다른 방향으로 튀어 나가 버려선 서로 멀어지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꼭 언젠가는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이, 여러 번 튕겨선 다시 너를 스쳐 지나가기만이라도 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후우우, 생일 축하해. 그 어두운 앞을 무한히 쳐다보다가, 그 속에서 빛을 발견하고는. 그러다가는 그 빛이 점점 커져서 온 세상 하얀 것이 너의 앞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고, 그 빛이 네 앞을 넘어 뒤 위 왼쪽 그리고 오른쪽까지도 모두 채워버리는 때가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 어쩌면 하얀 검은 무스로 덮인 블루베리 케이크에서 하얀 생크림 데코레이션을 발견했는지도 모르지.
달콤하다. 맛있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가 잠깐이라도 행복을 느끼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만족스러운 배의 포만감으로 편안히 잠드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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