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8. 16:28
가끔은 그냥 생각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좋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내가 두드리는 이 소리가 결국은 텍스트가 되고, 그 텍스트는 다시 내 말이 되어서 소리가 된다. 소리를 어떤 방식으로던지 두번이나 울리게 하는 나의 이 행동이 좋다.
나는 아직도 뭐가 중요한지는 깨닫지 못한다. 어릴 적 내가 아직도 나의 내면을 돌아다니며 줄곧 구석을 둘러보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결국엔 먹는 것과 잠을 자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내면의 어린 내가 나에게 다가와 묻는다. 우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냐고, 더는 못 살 것만 같다고. 나는 그 아이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쓰다듬어주고는 꽉 끌어안고는 눈물을 흘렸다. 곧, 조금만 더 있으면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진실이 아닐지어도 나는 그 아이에게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세상의 눈은 덮힌지 오래고 드디어 온난화로 인해 조금씩 녹아가기 시작한다. 녹은 눈과 얼음은 깨끗한 물이 되어 세상을 뒤흔든다. 그 진동이 조금은 너무 강해서 어쩌면 무너져내리는 건물도 있을지 모르지만 세상은 결국 깨끗해지고 말았다.
편안한 음악을 듣자.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자. 편안한 생각을 하자. 편안한 차를 마시자. 편안한 음식을 먹자.
이후 어떻게 되는지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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