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원래 누나가 있었다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죽었다고 한다.

나는 형이 있다.

형 사이에 누나, 누나 다음에 나였을 것이다.

아닌가, 누나가 있었으면 난 없었으려나

아무래도 그렇겠지 우리 가족의 원래 가족계획은 최대 두명이었으니까.

내가 태어난 뒤 아빠는 정관수술을 했으니까.

나는 찢어진 콘돔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아닌가, 벗겨진인가.

취한 아빠한테 얼핏 들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아빠한테 다시 묻지는 않았다.

나는 그냥 그렇게 알기로 했다.

그렇다고 엄마 아빠가 날 안사랑하는 건 아니다. 

엄마를 방에 가둔 적이 있다.

카페인을 과다복용하면 죽을 수 있다 해서

커피 중 가장 카페인이 높은 

강릉커피를 주문해 도착하자마자

엄마 일로 좀 와바 하며

웃으며 엄마를 방으로 밀고 문을 잠궈서

옆방으로 가 울면서 커피를 들이마셨었다.

죽지는 못했고

엄마는 나에게 갤럭시 버즈 프로를 사줬었다.

그게 우리 가족이 날 사랑하는 방식이다.

 

 

 

 

누나

 

누나가 태어났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태어나지 않았을까

 

대신 누나가 아팠을까

 

누나

 

누나가 나를 지켜주고 있는거야?

 

내가 죽으려고 할 때마다

 

보이는 여자는 누나야?

 

누나

 

누나가 태어났으면

 

나도 태어났으면

 

우리는 친했을 것만 같아.